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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간지 기자.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출입처 덕에 문외한인 경제에도 관심을 쏟게 됨. 그래도 아직은 초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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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19 유전즉신 무전즉수(有錢卽神 無錢卽獸)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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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아마 나도 비정규직이 될런지 모른다. 하지만, 나와 같은 대학생들 대부분은 비정규직 문제는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왜 일까. 그것은 자기배반화요, 사회화라는 사회통합과정의 산물이다.


   마르크스에게 인간의 ‘노동’은 단순히 생존수단의 확보차원을 넘어서 창조적인 자기실현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기실현을 가능케 하는 것인 인간의 노동력이 하나의 상품으로서 매매될 수 있는 것이 됨으로써 인간 개개인도 하나의 상품으로서 취급되는 결과가 빚어지게 되었다. 노동은 자신의 자발적인 자기실현행위로서가 아니라, 외부로부터 자신에게 강제된 행위로서만 나타나는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신을 인간화하는 것이어야 했던 노동은 오늘에 이르러 자신을 더욱 비인간화하게 하고 있다. 그저 상품으로.

 

   2006년 1월에 개봉되었던 실화를 다룬 영화, <홀리데이>에서 이정재(실제인물 지강현)는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한 서린 외침을 세상에 내뱉어낸다. 돈 있으면 죄도 없다. 박노자 오슬로 국립대학 한국학 부교수는 어느 책의 추천사에서 대학민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정도가 아니고 차라리 ‘유전즉신 무전즉수(有錢卽神 無錢卽獸)’, 돈이 있으면 인간이상의 신과 같은 대접을 받고, 돈이 없으면 인간이하의 동물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고 말을 했다. 세계적 슈퍼국가이자 깡패국가 미국의 뉴올리언스 사태가 말을 해 주듯이 물신에 의한 인간소외는 우리나라라고 종주국의 현실에 벗어날 수 없다. 카를 슈미트는 자신의 저서 <정치신학>에서 ‘비상사태를 판단할 권리를 가진 자가 주권자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과연 ‘주권’자임을 선거기간, 월드컵 때 빼고 언제 느낄까?”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나는 ‘현실적 자금력을 가진 자가 주권자다’라고 호모에코노미쿠스의 사회를 생각해본다.

 

   소득 상위 10%계층의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29만 2000원으로 소득 하위 10%계층의 월 사교육비 지출액(3만 6000원)의 약 8배에 이른다는 뉴스를 며칠 전 접했다. 사회적 연봉으로 나누어지는 이른바 경제적‘계급’ 관계에서 이미 또 다른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사회 양극화는 대통령이 문제제기할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양극화의 범위만이 넓어질 뿐 양극화의 폭은 좁아지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서서히 박정희 식 병영자본주의를 이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신자유주의적 모델의 실체가 드러난다. 박노자 오슬로 국립대학 한국학 부교수의 말을 다시금 빌리면 “신자유주의의 ‘게임 룰’을 한번 받아들이기만 하면 자본은 곧 노동을 고립시키고 박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동의 고립, 소외, 박멸…….

 

   노동‘양극화’, 교육‘양극화’, 주택‘양극화’ 등, 수많은 사회양극화란 악성종양 때문에 피를 토하고 있지만 결국 모두의 문제가 아닌 소수의 문제일 뿐이다. 20⁄80의 사회에서 80이 사회의 다수이면서도 ‘소수’이어야 되는 상황은 정말 아이러니하지만, ‘유전즉신 무전즉수(有錢卽神 無錢卽獸)’의 사회에서는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수’이면서도 ‘소수’가 되어야 하는 이상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는 사회양극화란 악성종양의 한 덩어리를 바라보았다. 창조적 자기실현의 노동을 떠나 객체화된 노동의 현 주소, ‘비정규직’을 말이다. 이들의 아름다워야 될, 인간다워야 될 삶 속에는 낙인이 서려있다. 나는 인간으로서 살기 위한 이들의 고귀한 몸부림으로부터 언뜻 슬픔 깃든 주홍글씨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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